축제 뉴스
휴머노이드가 몰려온다.
이제 인공지능(AI)은 화면 속의 텍스트나 이미지에 머물지 않는다. 물리적 실체를 가진 인공지능,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인 휴머노이드는 이제 글로벌 자본의 흐름을 바꾸고 노사 관계의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BD)가 선보인 '아틀라스'는 단순한 기술적 과시를 넘어, 인간을 대체할 실질적 노동력으로서의 준비를 마쳤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휴머노이드가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이라며 '옵티머스'를 핵심 동력으로 지목했다. ‘26년 올해 양산을 시작해 기가팩토리에 투입될 옵티머스는 단순 반복 공정을 넘어 인력구조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한다.
아마존 역시 물류의 75%를 로봇으로 처리하는 데 이어, 라스트마일 배송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문 앞까지 택배를 전달하는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가정으로도 이어진다. 휴머노이드 기업 1X는 2026년 하반기 보급형 가사 휴머노이드 네오(Neo)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피규어AI(Figure AI) 또한 BMW 공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가정용 휴머노이드 피규어 03의 베타 테스트를 예고했다. 가사 노동이 기구가 아닌 지능형 신체에 의해 수행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자본과 노동의 충돌
자본은 이미 효율성을 쫓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 주가의 급등은 24시간 쉬지 않고 정밀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가 가져올 제조 원가 혁신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다. 그러나 자본이 환호할수록 노동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숙련공의 움직임까지 완벽히 모사하는 휴머노이드는 노동자들에게 보조 도구가 아닌 일자리 탈취자로 인식된다.
현대차 노조가 "노사 합의 없는 로봇 투입 불허"를 외치는 것은 인건비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우려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전 세계 제조 기업들이 직면할 거대한 사회적 갈등의 서막이다. 근로자의 근로소득 상실은 결국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며, 이는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를 멈춰 세울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로봇이 창출한 가치를 사회로 환원하여 인류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로봇세(Robot Tax)와 보편적 기본소득(UBI)의 연계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특정 국가의 독자적인 과세는 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생산 기지를 옮기는 로봇 조세 피난처 현상을 초래하여 제도의 실효성을 무력화할 위험이 크다. 결국 이 거대한 전환의 성패는 지구촌 공조에 달려 있다. 기술의 혜택이 특정 국가나 거대 자본에 편중되지 않도록, 구속력 있는 국제조약 체결과 이를 감독할 실효성 있는 국제기구 중심의 지구촌 공조 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일자리는 사라질까?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인공지능 등에 의해 5년간 1억7천만개의 일자리가 생기지만 9천만개는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생산직, 건설직 등은 감소하겠지만 연구, 법률, 교육, 경영 분야의 고용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 채울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 더욱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로봇이 초밥을 만들 순 있어도, 손님의 표정을 살피며 밥의 온도를 조절하고 대화를 나누는 셰프의 환대는 대체 불가능하다.
대중은 완벽한 로봇의 투구보다, 부상을 딛고 마운드에 선 투수의 드라마에 열광한다. 역경을 극복하는 인간의 서사(Narrative)는 독보적인 콘텐츠이다.
판례 데이터는 AI가 찾지만, 판결이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윤리적 책임은 오직 인간의 몫이다. 복잡한 국제 이해관계를 푸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 역시 마찬가지이다.
AI의 편향성을 점검하고 법적 책임을 판별하는 ‘AI 윤리 관리자’는 미래의 핵심 직무로 부상할 것이다.

직무수행에서 가치결정으로
휴머노이드 시대, 부의 중심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능력'에서 그 행위의 목적과 '가치를 결정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인류는 노동의 소멸을 두려워하며 기술의 뒤편으로 물러나기보다, 휴머노이드가 생산한 풍요를 어떻게 공정하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나아가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존엄성을 재정의하고,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는 윤리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AI라는 문명의 파도 앞에서 반드시 풀어내야 할 과제이다.

